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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시작

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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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 깨서 시계를 보니 오후 3시 30분을 넘겨있었다. 이렇게나 늦게 일어난 이유는 어제 새벽에 영화를 본 뒤 잠이 들었기 때문이다.'항거:유관순 이야기'를 보았는데 보고 나니 여운이 깊게 남아서 잠들지 못하는 새벽을 보냈다. 나는 잠들지 못할 때면 온라인에 떠돌아다니는 어느 교수의 말을 떠올리곤 한다."잠들지 못하는 밤이 있으면 일어나지 못하는 아침이 있는 법이다"라고.

오늘도 일어나자마자 커피물을 올려놓고 연초를 태웠다. 담배연기에 흘려보내는 감정들은 늘 익숙지 않다. 연초를 내리 태우고는 끓는 물에 커피를 탔다. 지난 일 년 동안 아침부터 커피를 마셨던 거 같다. 그래서 일어난 뒤 커피라도 마시지 않으면 반시체가 된다. 커피를 마시며 휴대폰을 확인했다. 이제는 휴대폰을 들여다 보기가 두렵다. 남들은 선뜻 나서지 않는 정치적 발언을 서슴없이 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 댓글 공격을 많이 받았던 탓이다. 생긴 대로 살아야지 별 수 있나.

오늘도 그렇게 무기력한 하루의 시작을 커피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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