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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 활동기 - 임아현 위원장과의 만남

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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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임아현 위원장이 나에게 연락했다. 

자기가 상임특별위원회에서 지방정치위원장에 임명되었다면서 말이다. 독자 분들을 위해 여기서 정의당과 청년정의당의 조직형태를 설명해야 한다. 공식적인 조직도이기도 하지만 가감 없이 실정적인 조직도를 말하고 싶다. 우선 정의당 중앙당이 있다. 정의당 대표와 부대표 그리고 그 하부 조직들이 있는 곳이다. 정의당의 국회의원도 여기에 속한다. 대표는 물론이거니와 부대표도 당내 선거로 선출한다. 아래로 내려가면 중앙당과 연결된 광역시도당(지방)이 있다. 광역시도당 위원장 역시 당내 선거로 당원들이 선출한다. 그 아래로 내려가면 광역시도당과 연결된 지역위원회가 있다. 지역위원회 위원장 역시 당원들이 선출한다. 중앙당에서 당원들이 내는 당비를 걷은 뒤에 위에서부터 아래로 교부금을 보낸다. 시도당은 이렇게 형성된 물적 ,인적자원으로 지역에서 사업을 벌이기도 하고, 중앙당으로부터 내려온 지시를 수행하기도 한다.
 

그 정의당 속에 청년정의당이 독립 창당된 것이다. 오로지 당내 청년들로 이루어진 당이 되는 것이다. 당내당이라 법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정의당이라는 공당 안에서 그 지위를 인정받는다. 청년정의당은 이전에 언급했다시피 대표와 광역시도당 위원장들을 선출시켰다. 이제 그들을 중심으로 하위조직(지역위원회)과 상임특별위원회를 형성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더불어 청년정의당 대표가 광역시도당 위원장들을 소집해 매달 회의(전국운영위원회)를 개회해야 한다. 그게 내규 안(당 규칙)에 명시되어 있었다. 상임특별위원회는 청년정의당의 중앙당에 속한 특별위원회다. 말이 특별위원회지 대표 입맛에 맡는 인물들이 모여 또 그들 구미에 맡는 위원회를 만드는 곳이다. 그곳에 있는 이들은 중앙에서 활동할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임아현 위원장은 청년정의당의 대구시당 위원장으로 선출되었고 상임특별위원회의 지방정치위원장에 임명되었던 것이다.그날은 당무 차원에서 나에게 전화를 걸어 당무에 관련한 일을 물어봤다. 그에 대거리하고 대뜸 만나자길래 내가 사는 포항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당직에 처음 당선된 내가 경북도당(내가 속한 조직) 창당대회를 앞두고 고민거리가 많을 거라 생각했나 보다. 사실 창당대회가 눈앞으로 다가와있었다. 광역시도당 위원장들은 선출되자마자 각 광역시도당을 창당하고 그 밑의 지역위원장들을 선출해야 했다. 창당대회가 성사되려면 당원 20명이 모여, 운영위원들을 뽑은 뒤 내규 안(당 규칙)을 정하고 광역시도당의 창당선언까지 마쳐야 한다. 당시에는 공당의 당직자가 된 것이 처음이니 그런 과정을 알 수가 없었다. 알 수가 없으니 고민이 많은 것은 사실이었다.

며칠 뒤 포항에서 임아현 위원장을 만났다. 강민진 대표를 불렀던 그 바닷가로 말이다. 멀리서 오는 손님들이니 포항의 앞바다를 보여주고 싶었다. 온라인 상으로만 보던 그의 얼굴을 직접 보니 반가웠다. 그는 고민거리가 많은 나를 이해하는 듯했다. 밥을 먹으며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하고 조언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창당대회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었다. 그 뒤 그와 밥을 먹고 카페를 갔다. 그는 주문을 하는 동안 텀블러를 꺼내며 뭔가 준비하는 듯했다. 종업원에게 음료를 텀블러에 담아달라 당부하던 그의 말투와 행동이 기억난다. 주면 주는 대로 먹는, 어찌 보면 투박한 내게 '그 행위'는 조금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충격을 뒤로하고 음료를 챙겨 해변가가 잘 보이는 2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가서 자리를 잡은 뒤 앉은 채로 1시간 정도를 떠들었다. 가야 할 시간이 다되었다며 나설 채비를 하는 그에게 배웅인사를 하고 나도 집으로 돌아왔다.

그의 첫인상은 무난했다. 나를 칭할 때 '재민님'이라 부르는 것이 정의당 청년들 문화이겠거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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