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립니다

2월 서울글쓰기모임과 1월 모임 뒷이야기

작은책

view : 438

오늘은 많이 모였습니다. 오신 분들이 이렇습니다.

강정민, 신혜정, 이근제, 최성희, 최상천, 노청한, 김진호, 김근수, 김영호, 유이분, 박태찬, 정인열, 이미진, 박영희, 정계영, 김재숙, 김서영, 안건모까지 모두 열여덟 분입니다.


모두들 반갑습니다.


그중에서 글을 써 오신 분은 일곱 분이네요.

1. 찍히다 이근제

2. 북스테이 박태찬

3, 관점 바꾸기 신혜정

4. 작은아들과 작은책 정계영

5. 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 부부지만- 노청한

6. 몽실이 김영호

7. 45년 만의 고백 - 박영희

 

글쓰기 대표선수 이근제 씨가 역시 한 번도 안 빠지고 글을 써 오십니다. 요즘 하는 일은 노가다일이죠.

찍히다라는 글은 봉이라는 동생뻘 되는 이와 같이 일을 하는데 손발이 척척 맞아 일을 하기가 쉽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봉이 씨가 조금 양보하는 듯합니다. 한 가지 사례를 들면 처음에 아시바 파이프를 한 개씩 나르다가 이근제 씨가 두 개씩 나릅니다. 한 개는 좀 가볍지만 두 개는 조금 무겁습니다. 당연히 두 개씩 나르면 일이 빨리 끝나지요. 하지만 건설현장에서는 일을 빨리 끝내도 노동자들한테는 별 도움이 안 됩니다.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봉이 씨는 한 개씩 나르자고 했지만 이근제 씨가 한 개씩 나르기는 좀 그러네하고 두 개씩 나릅니다. 할 수 없이 봉이라는 분이 양보해서 자기도 두 개씩 나릅니다. 일이 일찍 끝납니다.

부장이 보기에 일을 너무 빨리 끝냈다고 생각했는지 오늘 계획에 없었던 다른 일을 또 시킵니다. 그래도 세 시 반에 일이 끝납니다. 일을 잘한다고 생각했는지 부장하고 방수 팀장이 봉이 씨 전화번호까지 땁니다.

이근제 씨는 걱정합니다. 봉이 씨와 자신이 둘 다 일을 너무 잘하니까 인력소장이 따로 따로 부를 수 있겠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봉이 씨한테 만약 갈라서 보내면 일을 못한다고 하자고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봉이 씨도 따로 떨어져 일하면 약발이 떨어져서 일을 잘 못한다고 그러자고 맞장구를 칩니다. 노가다 현장이 생생히 보이는 글입니다.

박태찬 씨는 비정규직 교사입니다. 겨울방학이 돼 방과후 수업을 개설했는데,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필요한 역량들을 훈련시키는 학습 코칭이 주제입니다. 그중에 독서론도 있습니다. 박태찬 교사는 고등학생들 5명과 북스테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중학생들과 해 보려고 집에서 모였습니다. 물론 아이들 부모님들한테는 허락을 받았죠. 9명이 모여 책을 읽고 있는데 밤 11시쯤, 교장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학생들을 해산시키고 다음 날 경위서를 쓰라고 했답니다. 박태찬 교사는 학생들과 사적으로 만나는 자리이게 때문에 징계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답장했으나 교장은 강경했습니다. 결국 다음 날 출근해서 사유서를 쓰고 사후보고서도 별도로 작성해서 제출해야 했습니다. “차후, ××중학교 재학생들을 사적으로 만나지 않겠습니다라고 쓰고 도장을 찍었습니다. 글을 다 읽고 나서 교사가 학생들을 학교 밖에서 만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 교육이 이렇군요.

신혜정 님은 관점 바꾸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 오셨습니다. 남편과 시동생에게 사과를 받아야 하는 일이 있는데 두 사람은 사과를 하지 않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 모양인데 글에서는 자세히 나오지는 않습니다. 글쓴이는 그동안 남편과 이혼하면 세상 끝나는 줄 알고 벌벌 떨었습니다. 과부가 총각을 만나서 살았는데 이혼 하면 과부 총각이 잘 될 리가 없지하는 소리가 나올까 봐 걱정됐다고 합니다. 남편은 지금이라도 이혼하자고 합니다. 글쓴이는 힘들게 견뎠는데 이제 와서 무슨 이혼이냐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글이 너무 대화체로만 나와 내용이 잘 안 들어옵니다. 중간 중간 설명을 해 주면서 대화를 넣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쓴이는 가끔 다른 이에게 남편에게 몸 팔아 먹고 산다고 말하곤 합니다. 경제적 독립을 못하고 남편이 주는 생활비를 받아쓰는 자신에 대한 자조도 들어 있다고 솔직히 고백합니다. 그런데 글 마지막에서 자조적으로 끝을 냅니다. 정토회에서 수련을 하고 왔는데 관점을 바꾸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마지막 결론으로 그냥 타협으로 끝을 맺었는데 좀 아쉽습니다. 왜냐면 문제는 그대로 놔둔 채 혼자 포기한 듯이 보이거든요. 조금만 더 정리를 하면 좋겠습니다. 가슴 아픈 내용이 많을 듯 싶네요.

정계영 씨는 <작은아들과 작은책>을 써 오셨습니다. 작은아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남달랐다고 합니다. 남들이 조용히 공부하는 시간에 천천히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학생이었습니다. 결국 아이는 정규고등학교를 가지 않고 대안학교인 풀무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리고 풀무고등학교를 나온 뒤 완주전환기술협동조합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친구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살 집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데 누군가 완주의 빈집을 그냥 빌려준다고 해서 그 집에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작은책> 대표 안건모의 집이라고 합니다. 정계영 씨는 부산에서 남양주로 이사를 온 뒤 공부할 곳이 없나 하고 기웃거리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때 <작은책>에서 독서모임과 글쓰기모임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달 글쓰기모임에 참석을 했습니다. 참 인연이란 이렇게 묘합니다.

노청한 씨는 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 부부지만을 써 오셨네요. 노청한 씨는 지난해 412일 여성시대에 글이 채택돼 방송에 나왔던 분입니다. 그런데 그 뒷이야기로 아내와 40년 동안 산 이야기로 다시 여성시대에 글이 방송을 탔습니다. 아내는 22살 때, 노청한 씨는 30살 때 중매 결혼해서 살았습니다. 노청한 씨는 이 글에서 아내 자랑을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같은 또래에 비해 많이 다르게자라는 아홉 살, 일곱 살 손자를 보느라 고생을 많이 합니다. 노청한 씨는 아내의 노고를 위로하고 아내 자랑을 해 준 MBC라디오와 애청자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가장 젊은 김영호 씨. 그 뒤로 김근수 씨 모습이 보입니다.


김영호 씨는 몽실이를 써 왔습니다. 세 번째 글인가요? 글이 참 좋아졌습니다. 몽실이라는 개를 주제로 쓴 글인데 개가 노는 빌라의 잔잔한 풍경을 보여주는 글입니다. 9살 때 집에 들어온 몽실이는 2015, 할머니집의 재개발 날짜가 다가오면서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새로 이사 가게 되는 빌라는 몽실이를 키울 만한 장소가 없어 이런저런 의견들을 나눌 때였습니다. 몽실이는 스스로 나간 걸까요? 김영호 씨 글 솜씨가 금방 늘었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박영희 씨는 ‘45년만의 고백이라는 글을 써 오셨어요. 고등학교 때 망치라는 별명을 가진 교사한테 이유도 없이 무차별 폭행을 당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박영희 씨는 더 이상 맞으면 죽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반항을 합니다.

그만 때려~ 이 깡패새끼야. 니가 선생이면 다야?”

그렇게 반항해서 그랬을까요? 교사가 움찔하고는 더는 못 때립니다.

박영희 씨는 고발한다고 교장한테 편지도 쓰지만 담임이 일을 더 크게 벌이지 말라고 찢어버립니다. 비겁한 담임입니다. 이 학교는 사립학교였는데 그 망치교사는 재단 이사의 친척이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박영희 씨는 그 망치라는 교사를 만나 묻고 싶답니다. 대체 왜 그날 나를 그렇게 때렸나고요. 그래도 45년 만에 털어놓으니 속이 좀 풀리는 듯 하답니다.

 

모임이 끝나고 새 회장을 뽑았습니다. 현 회장 강정민 씨가 무슨 공부를 하기 시작해서 시간을 많이 못 낸다고 합니다. 누가 뽑혔을까요? , 박영희 씨가 뽑혔습니다. 짝짝짝! 모두 박수쳐 주세요. 책도 많이 읽고 한번도 빠짐없이 글을 써 오는 박영희 씨는 작은책 글쓰기모임 회장 자격이 충분합니다.

김재숙 씨, 정계영 씨, 맨 오른쪽이 박영희 씨.


오늘 새로 오신 회원들의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김근수 씨는 권투 1라운드의 탐색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아직 분위기 파악을 하고 있다는 뜻인가요? ㅎㅎ 첫인상은 작은책 사무실이 정리정돈이 안 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에 나온 사진을 어디서 찍었을까 하고 궁금했는데 이제야 알겠다고 합니다.


이미진 씨.


이미진 씨는 사회복지사입니다. ‘소박한자유인모임에서 유이분 씨를 만나 소개를 받고 오게 됐습니다. 다음에는 꼭 글을 써 오겠다고 합니다.


정계영 씨는 작년에 나이가 50이 돼 살던 부산을 떠나 남양주에 정착했습니다. 6개월 동안 자유로웠지만 한편으로는 외로웠다고 합니다. 작은책 글쓰기모임에 참석해 보니 숨이 쉬어지는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김재숙 씨는 10년 전에 논문을 쓴 뒤 가끔 생활글을 써 보면 잘 안 나왔다고 합니다. 10년 전에 작은책을 한 번 오신 분입니다.



아참참, 그리고 박태찬 씨가 드디어 석사 논문이 통과됐습니다축하드립니다.

 

다음 모임은 2234시입니다. 처음 나오는 분들도 쑥스러워하지 마시고 불쑥 오세요. 글쓰기를 배우는 데 쑥스러워 할 일이 뭐 있겠습니까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