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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서울글쓰기모임 풍경

작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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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엔 스물세 분이 참석했습니다. 작은책 사무실이 꽉 찼습니다.




이렇게 사무실이 꽉 찼습니다.



김소연, 방종운, 강정민, 육용희, 이근제, 최성희, 최상천, 박삼례, 조향순, 노청한, 김경애, 김소현, 조성환, 최진경, 안미선, 유이분, 원은경, 김병수, 정선희, 정로빈, 정인열, 안건모, 이일우 씨입니다.

글은 열두 분이 써 왔습니다. 노청환 씨가 4, 이일우 씨가 2편을 써 오셔서 16편의 글을 써 오셨습니다. 작은책 일꾼 정인열 씨도 글을 써 왔는데 시간이 없어서 합평을 하지 못했습니다.

수원에서 오신 박삼례 씨는 노트에 손 글씨로 빽빽히 써 오셨어요. 너무 길어 A4용지 한 장만 타자를 쳐서 복사했습니다. 평생 피땀으로 번 돈을 분양 사기를 당해 잃어버린 내용입니다. 지금도 소송 중이라는데 너무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다음 달에 계속 그 글을 써 올 예정입니다.

왼쪽에서 두 번째 앉아 계신 분이 박삼례 씨입니다. 이분은 수원에서 오셨는데 회원들을 위해 잡채할 자료를 잔뜩 싸오셨어요. 심지어는 커다란 냄비까지.. ㅠㅠ  뒷풀이 때 정말 잘 먹었습니다.



이근제 씨는 이번에도 장모님의 치매 일기를 써 오셨네요. 저녁을 잡수셔도 저녁도 안 주고 왜 굶기냐, 약은 왜 안 주냐?”며 화를 내시는 장모님 이야기입니다. 치매 걸린 장모님을 모시는 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떻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죽어가는가도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이근제 씨가 어머니 치매 이야기를 해 주십니다.



노청한 씨는 짧은 글 네 편을 써 오셨네요. 모두 A4용지 한 장 당 한 편씩 짧은 글입니다. 짧은 글 한 편에 주제가 뚜렷합니다. ‘어느 급식소는 길고양이를 주워 키우는 이야기입니다. 노청한 님은 집집마다 애완동물을 키운다면 매사가 너그러워져 소송이 줄어들지 않을까 상상합니다. 법원조정실에서 자원봉사하는 분만이 떠오를 수 있는 생각입니다.

스승 같은 친구는 군대 있을 때 만난 친구 이야기입니다. 입대했을 때 고등학교 때 단짝친구가 군에서 높은 계급을 달고 있었는데 그 친구한테 많은 도움을 받는다는 내용입니다.

늦깎이 학생은 퇴직한 뒤 영어 학원을 다니는 내용입니다. 양쪽 귀도 잘 들리지 않던 79세 되신 분이 영어, 중국어 공부를 하는 걸 보고 정신이 번쩍 들어 영어 정복 목표를 10년에서 바짝 당겨야할까 싶은 마음이 들었답니다.

모시고 싶은 분은 졸업을 한 지 50년이 훨씬 지난 뒤에도 동기들 40여 명과 은사가 모인다는 내용입니다. 은사님이 열한 살이 더 많지만 제자들과 같은 또래로 보입니다. 종업원에게 누가 은사로 보이냐는 가벼운 장난을 치는데 종업원이 동기를 지목하는 바람에 당황했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은사와 있었던 추억이 없고 주제가 조금 약한 글이었다는 평가가 있었지요.

이일우 씨는 여교사의 은밀한 매력행운의 팬티를 써 오셨네요. ‘여교사~’는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는데 소설처럼 느껴졌습니다. 무려 A4용지 넉 장이나 되는데 끝맺음이 없고 다음 호로 이어집니다. ‘행운~’은 글쓴이가 불안증이 있는데 특정한 팬티만 입으면 이상하게 그날은 하루종일 기운이 넘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행운의 팬티는 딱 한 개뿐이라네요.

김경애 씨는 눈동자를 써 왔습니다. 욕이 심하고 거친 아이인 은솔이와 함께 생활하는 이야기입니다. 은솔이는 입이 거칠지만 눈동자는 맑습니다. 수학여행 때 은솔이가 오빠한테 맞고 늘 용돈을 빼앗긴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고 어머니를 만나 그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는 왜 그런 말을 안 했냐고 은솔이한테 반문하지만 은솔이는 돈 간수 제대로 못한 내 탓이라고 했잖아하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립니다. 그 뒤로 은솔이는 투덜대거나 화를 내는 횟수가 줄어들었습니다. 글쓴이는 그날 흘린 눈물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안미선, 최진경, 조성환, 김경환, 노청환 씨입니다. 오늘 새로 오신 분이 두 분이 보이네요.



최성희 씨는 생산하자라는 글을 써 왔습니다. 늦게 결혼한 최 씨는 아이를 가질 생각을 안 했는데 상상임신이었습니다. 최 씨는 가끔 한 번씩 아이를 간절히 원할 때가 있다고 남편에게 이야기하는데 남편은 아이가 있어도, 없어도 서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 거라고 결론을 맺습니다.

원은경 씨는 조선족 할머니의 뿌리 찾기를 써 오셨습니다. 2008년에 충국 청도의 한국학교에서 1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쳤을 때 이야기입니다. 귀국하기 전 가재도구를 처분하려고 조선족 할머니를 만났지요. 글쓴이는 그 할머니에게 살림살이 일체를 거의 헐값에 넘겨 드렸습니다. 할머니는 고맙다고 하시며 글쓴이에게 부탁을 합니다.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친척들이 남한에 살고 있는데 찾아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원은경 씨는 귀국해 어렵게 그 친척들을 찾아 연락을 해 줍니다. 결국 그분들은 서울에서 만났답니다. 글에는 만나는 장면이 없습니다. 그 장면을 보충해 다시 쓰면 좋겠다는 회원들 의견이 있었습니다. 가슴 찡한 사연이었습니다.

육용희 씨는 내게 간절한 것이 있을 때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를 써 오셨습니다. 아들이 군대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걸렸는데 금연 조치를 당합니다. 이것이 인권침해인가 아닌가 글쓴이와 남편은 논쟁이 오갑니다. 아들은 인권침해라는 걸 알고 엄마에게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고 엄마는 흔쾌히 대답하고 남편에게 대대장에게 전화를 걸라고 부탁합니다.


이근제 씨 오른쪽에 계신 분이 오랜만에 나온 육용희 씨입니다.



다음날 부대에서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흡연할 사람 9명에게 면회 외박 휴가 금지 조치를 하는데 선임들은 아뭇소리 못하고 징계를 받아들이는 듯합니다. 하지만 일병인 아들이 이 상황은 인권침해라고 반박을 해서 결국 아무런 징계없이 넘어갑니다. 글쓴이는 말합니다. ‘누군가가 강제로 즐거움을 빼앗는 것은 폭력이며 그것이 인권침해다그것은 간절함의 차이라고 본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모두들 소통이 잘 되는 가정이라고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김병수 씨는 이번에 두 번째 글을 써 오셨네요. ‘여보세요, 삼촌이다라는 글입니다. 올해 일흔일곱이 되는 삼촌은 올바른 직장이 없이 살다가 이혼을 합니다. 이혼 후 용돈을 주지 않는다고 아들에게도 소송을 걸고 글쓴이 집에 찾아와 돈을 뜯어갑니다. 지난 설에도 찾아와 마지막이라며 또 돈을 요구합니다. 글쓴이 가족은 삼촌에게 돈을 주면서 또 오겠지 하는 걱정을 합니다. 흔히 가정에서 한 분쯤은 이런 분들이 계시지요.


왼쪽부터 김병수, 원은경, 유이분, 안미선 씨입니다. 유이분 씨는 역시 작아서 잘 안 보이네요. ㅋㅋ



단식 투쟁 끝에 복식을 하면서 몸을 추스리고 계시는 방종운 씨도 안 좋은 몸으로 글까지 써 오셨어요.


방종운 씨는 엄마의 싸움이라는 글을 써 오셨습니다. 단식이 끝난 뒤 아직 몸이 좋지 않은데도 모임이 나오고 글까지 써 오셨네요. 이번 글은 자신의 글이 아니고 서울 고검에서 검은 소복을 입은 여인이 아들이 폭행으로 살해당한 뒤 가해자를 처벌해달라고 1인시위하는 내용을 써 오셨습니다. 그 가해자 부모는 유명한 목사랍니다. 이 이야기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도 방영한 내용입니다.

김소연 씨는 아빠 이제 그만 좀!’이라는 글을 써 왔습니다. 아빠는 늘 세상천지 이런 남편이 어디 있노라는 말에 글쓴이는 화가 납니다. 노동운동을 하는 아빠 뒤에는 고생하는 엄마가 있습니다. 병원비가 없어 식물인간이 된 친할머니를 집에 모셔 24시간 병수발을 했던 분도 엄마였습니다. 아빠와 친한 이들은 아빠의 고생은 알았지만 뒤에서 고생하는 엄마의 고생은 잘 몰랐겠지요. 글쓴이는 아빠가 자신의 사고를 지배했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이젠 엄마의 고생스러운 삶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아빠가 늘 하는 말에 아빠 이제 그만 좀!‘ 했으면 하고 바랍니다.

   

김소연 씨입니다. 이 분은 글쓰기 모임이 지난 주인 줄 알고 찾아왔다가 아무도 없어서 돌아가셨던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던 분이죠. 꿋꿋히 이번 주에도 오셨네요. 재미 있는 글을 써 오셨어요.

 

이번에 써 오신 글은 모두 주제가 뚜렷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글이 너무 많아 한 편 한 편 뜯어보지 못 한 게 조금 아쉬웠지요. 그래도 글이 없는 것보다 많은 게 좋습니다. 다음 달에도 한 편씩 써 오시기를 바라면서 짤막한 뒷이야기 이만 줄입니다.

 

엄마와 아들이 이렇게 같이 참석하기도 합니다. 정선희 씨와 정로빈 학생. 이 학생은 아주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와 같이 작은책을 드나들었습니다.




자리가 좁아서 뒤 자리에서 혼자 앉아 있는 정인열 작은책 일꾼입니다. 그 많은 원고를 복사해 주고 가장 바빴지요. 음, 정인열 씨를 위해서 모임 회원들이 원고를 미리 복사해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맨 오른쪽은 조성환 씨.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젊은이입니다. 출판사에서 일하고 싶다는군요. 이 분은 뒷풀이에 끝까지 참석하고 또 3월 1일에는 홍제화, 윤구병 선생님이 바둑을 두는 데에도 오셨네요. 그리도 당구장까지...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다음 모임은 3월 26일 토요일 4시입니다. 모두들 수첩에 적어놓고 잊지 말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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