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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올바름' 과연 올바른가 - 아싸들만의 전체주의

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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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사이에서 '정치적 올바름' 열풍이 불고 있다.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이라고도 불린다. 내가 볼 때 PC주의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철폐한다는 명목으로 개인을 검열하고,비법률적인 고발을 통해 서로를 감시하게 만드는 풍토를 자아내는 듯하다.

PC주의는 주로 90년대생들에게서,그중에서도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에게서 잘나타난다. PC주의자들은 주로 대중매체의 콘텐츠를 검열하거나 개인의 말과 행동까지 검열한다. 바야흐로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비록 그 명목이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방향을 잘못 잡아도 한참 잘못 잡았다.

이러한 풍토가 가장 잘드러나는 곳이 대학캠퍼스다. A대학캠퍼스에 재학중인 남학생이 친구에게 “너정도면 예쁜편이야”라고 말했다가 성희롱 혐의를 뒤집어 쓰고 캠퍼스사회에서 매장된 사례가 있었다.남학생의 ‘외모언급’은 친구의 소개팅고민 때문에 한 말이었다. A대학은 ‘학생회’차원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해당 남학생에게 사과문 작성을 강요했고 남학생은 선배들의 압력에 못이겨 사과문을 작성했고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 처분을 받았다.사법부도 쉽게 못내리는 ‘접근금지’명령을 학생회가 내린 것이다.이는 사실상 남학생이 학교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든 조치가 되었다.

A대학의 남학생과 같은 피해를 겪는 사례들이 PC주의의 이름으로 캠퍼스 사회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이와 같은 사례들은 PC주의에서 금기시 하는 ‘외모언급’때문이거나 ‘성소수자’와 관련된 발언으로 인해 일어난 경우가 많았다.

대학뿐만이 아니다. PC주의는 공당의 영역에도 비 짚고 들어 왔다. 우리가 잘 아는 ‘정의당’이 대표적 예다. 나는 정의당에서 직접 활동하는 당사자로서 정의당 내의 분위기를 아주 잘 안다. 요즘 정의당은 PC주의자들로 가득하다. 하루는 당원모임에서 어떤 당원이 “우리 집 여편네가..”라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PC주의에 매몰된 정의당은 ‘소수자에 대한 차별 발언’을 금기시하고 당원들의 사고를 뜯어고치기 위해서 교육사업에만 몰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한 흐름은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팬덤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중국공산당의 전대중적 검열을 떠올리게 한다.혹은 과거 공산권과 반공주의자들의 인민재판과 사상검열이 떠오르기도 한다.잘 알려져 있다 시피 그들은 개인의 말과 행동을 검열하고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검열의 주체가 국가냐 아니냐의 차이다.

선량한 목적을 위해 불가피한 악을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이들은 자신들의 오류를 인식하지 못한다.과거에는 그것이 ‘부르주아 때려잡자’이거나 '저는 공산당이 싫어요'였다면, 오늘날에는 그것이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철폐하자’는 것으로 옮겨왔다.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아싸들만의 전체주의'를 목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하지만 그 '아싸들만의 전체주의'가 국가 권력을 틀어쥐고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끼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그럴일을 대비해 우리는 민주국가의 기초를 확인하고 개인의 차원에서 깨어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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