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독자 투고

대한민국 헌법과 진보적 대학생운동을 다시생각한다 - 학벌주의와 계급사회

백재민

view : 2753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의 내용이다.읊고 있노라면 가슴 벅차오르지 않을 수 없는 조항들이다.헌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대한민국의 모든권력이 우리로부터 나오고 있는것 같지는 않다.가끔오는 선거철일 때라야 큰일하시는 높으신 분들께서 우리에게 고개를 숙이는 정도다.오늘날의 청년들은 헌법의 주권재민원칙이 실현되었다고 믿지 않을거 같다.

오늘날 헌법 1조의 정신을 가로막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학벌주의다.대학서열에 따른 학벌주의는 우리사회 상위권과 하위권의 양극화를 심화시켰고,국민개개인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학벌을 통해 세습되고 있는 현실이다.학벌주의는 “높은학력을 가진 청년이 더많은 기회를 가진다“는 것 그이상이다.대학의 서열은 돈의 서열이다.부모로부터 이어지는 돈, 정보, 지위, 문화의 세습을 정당화해주는 게 대학 졸업장이다.

학벌주의는 곧 계급사회를 의미한다.가진 것이 많은 사람의 자녀는 대대로 그 부를 물려받고,가지지 못한 사람의 자녀역시 그 가난을 대대로 물려 받는 사회가 바로 ‘계급사회’이다.우리의 헌법 1조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민주공화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지 않나.민주공화국은 계급도 세습도 없는 사회다.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 청년들의 현실을 직면해보았을 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든다.헌법과 우리의 현실이 이토록 괴리되었으니, 오늘날의 청년들이 이 사회에서 자신의 삶과 지위를 만들어갈 가능성을 찾지 못하는것도 이상하지 않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20대 청년인 나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이 사회에서 저학력,저소득으로 살아가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국가의 권력이 나같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이 과연 국민의 것인가,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고 있나. 이런 질문을 해보면 대한민국의 헌법이 무력하게만 느껴진다.

오늘날 청년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선 대학의 민주화로 시작해 학교를 바꾸어내고 그 학교에서부터 청년정치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과거의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깨어 있는 지식인이라는 사명감으로 우리 사회를 진보적으로 바꾸기 위해 나섰다.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다 같이 공유하는 시대 정신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대학생들은 다르다. 지금처럼 학벌주의가 강한 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같은 대학생이다라는 정신은 불가능하다. 이 시대에는 새로운 진보적 대학생 운동이 필요하다. 


‘속지 않는 영리함’도 필요하다. 지난 해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가 2030세대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 전국 대학생 지부를 모집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국민의힘에서 사학 비리에 반대하고, 비리 사학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지 말자고 주장하고, 국공립대학등록금을 무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들어본 적 없다. 결국은 자신들의 정치 권력 유지를 위해 청년들의 표를 구애하는 시도는 실패했다. 

그러나 반대편의 진보 청년 정치 또한 위태롭다. 오늘의 대학생들을 새롭게 묶을 정치가 필요하다. 대학 내 민주주의를 전면적으로 확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학생을 ‘호구’로 만드는 대학 운영과 국가의 대학 교육 시스템을 당장 바꾸라는 정치 운동이 필요하다.

 이런 청년 정치가 성공할 때 헌법 1조의 정신이 오늘의 청년들에게서 실현될 것이라 생각한다. 대선이 시작 되고 2030들의 표를 모두 원한다. 진정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영리해져야 할 때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자동입력방지 스팸방지를 위해 위쪽에 보이는 보안코드를 입력해주세요.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