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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민주공화국의 시민입니다 - 민주공화국의 시민과 노동자

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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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자세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업무량과 직장 내 갑질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사망한 청소노동자가 일하던 여학생 기숙사는 오래된 건물 중 하나였고, 엘리베이터가 없어 쓰레기를 매일 계단으로 옮겨야 했다. 새로 부임한 안전관리팀장의 갑질 역시 진원지중 하나였다.

서울대 청소노동자와 같은 필수 노동자들은 부가 세습되는 학벌사회, 양극화 사회에서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 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 길로 흘러들어온 사람들이다.가진 것이 없어 위험하고 힘든 것을 알면서도 그 길을 택 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가진 것이 없다고 해서그들의 능력 부족을 탓하는 것은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외면하는 일이다.

이문제의 원인은 우리 사회가 ‘노동’을 천시해왔던 것에 기인한다. 우리 사회에서 천시받는 것 중에 하나가 ‘노동’이라 생각한다. 운 좋게 좋은 집안에서 나고, 운 좋게 좋은 학교 나오고, 운 좋게 좋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도 ‘노동자’다. 고위공직자도 ‘노동자'다. 식당 서빙을 해도 그 사람은 ‘노동자’다.

‘노동자’는 곧 민주공화국의 시민이다. 우리는 민주공화국에 속한 회사에서 '노동자'로 살아간다. 그렇다면, 노동자를 존중하지 못하는 나라를 과연 민주공화국이라 말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에서 우리는 서로가 동등한 ‘시민’ 임을 인식하듯이, 우리는 회사에서 서로가 동등한 ‘노동자’ 임을 인식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우리는 우리의 생존을 옹호할 노동조합을 형성하고, 고용자로부터 우리의 노동을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사망하던 때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인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2조 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거대한 부를 소유한 사람들의 자산은 날로 치솟는데, 어찌 우리 사회의 노동자들은 열악한 처지에 놓여 하루가 멀다 하고 죽어나가는가. 이제는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노동자들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우리부터가 그들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더이상 먹고살기 위해 죽음을 택하는일은 없어야 합니다˝ (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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