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독자 투고

일을 하자, 일 하는 것이 어때서

노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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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조선 시대만 해도 일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다. 상인, , 농민, 어민, 산에서 일하는 산인. 그 시대가 지나고 산업이 발달되어 기계가 생기고 공장이 생기면서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어느 일꾼보다 많아졌다.

옛날 양반들은 뒷짐 지고 팔자걸음 걸으며 일하는 사람들을 깔보고 마음대로 부려먹었고 산업화시대가 되어 일부 재벌들이나 사업주들이 일하는 사람 안전보다 돈벌이에 치우쳐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다치고 죽어갔는가. 이뿐인가 지금은 아파트 경비원에게 갑질해 목숨을 버리게 하고 코로나로 힘들게 일하는 택배기사를 힘들게 하기도 하고.

나는 어느 글에서 이렇게 쓴 일도 있다. 에덴동산은 꽃피고 먹음직스런 열매가 있어도 따먹지 못하고 일하지 않는 곳으로 되어 있는데 하늘나라가 일하지 않고 놀고 먹는 곳이라면 난 안 가겠다고. 일해야 배곯아 밥도 맛있고 잠도 잘 오고 하는 것 아닌가. 내가 일을 해야 다른 사람도 살고.

나는 가난한 집 맏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많은 일을 해 일이라면 지긋지긋하겠지만 그래도 내가 있어 병약한 아버지를 도왔고 내 동생들을 먹여 살렸으니까.

1986년 경기도로 이사, 섬유회사에서 17년 힘든 일 하면서 한집에서 삼대가 함께 살면서 행복했다. 손주 녀석 재롱을 보면서. 그 힘든 일을 하면서도 큰 아들과 함께 장기 기증도 했고 그 뒤로도 건강하게 회사 다니다 퇴직했다.

퇴직하고 나이 들어 무슨 일 할까?’ 생각난 게 산에 다니자 산에서도 무슨 일이 있겠지올해 12년째 다니고 있는데 영하 10도 아래 강추위에도 여름 반팔 샤쓰 입고 다니며 쉼터나 길에 버려진 쓰레기 보이는 대로 다 주워오고 큰 빗물에 패이고 산악오토바이가 파 놓은 길 다 메우고 큰 바람에 떨어진 나뭇가지 다 치우고 다니며 내 쉽터에서 날마다 <작은책>, <우리말우리얼>, 씨ᄋᆞᆯ의소리를 읽고 있으니 날 아는 팬들이 많다.

일을 하자 일이 어때서

나이와 상관없이 몸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올해 내 나이 86.

  • 최성희 노명환 선생님 대단해요!!! 멋져요. 2021-03-13 11:29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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