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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투고

호스피스(1)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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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료원 호스피스 담당 간호사는 호스피스 이용에 대해 친절하게 안내를 했다. 호스피스에 대한 궁금한 부분과 도움이 될 만한 곳들을 알려줬다. 알려준 국립암센터 중앙 호스피스 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호스피스 병원들을 찾아 봤다. 우리에겐 천안의료원이 제일 좋지만, 코로나 19로 병실은 운영하지 않는다. 가정방문 호스피스만 가능하고, 그것도 공휴일을 제외한다. 지금 오빠의 몸에 여러 호스들이 연결되어 있다. 5, 8살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오빠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봤다. 아무리 찾아 봐도 강릉 갈바리 병원만큼 우리 가족에게 적합한 곳은 없었다.

어머니는 여전히 강릉 갈바리 병원으로 오빠를 옮기는 것을 반대했다. 지금도 오빠를 간병하러, 천안에 오고 싶어 하는 분이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양양 동생과 상의를 했다.

나는 엄마가 반대를 해도 오빠에게 제일 좋은 데를 고를 거야. 갈바리 병원에서 오빠가 쉴 수 있도록 할 거야. 오빠의 마지막은 내가 지키고 싶어. 새언니는 간병인으로 적합하지 않아. 말도 통화지 않고, 오빠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지 못해. 오빠 앞에서 너무 울어. 오빠도 만약 가족 중에 자신을 간병하게 된다면, 내가 하길 원해. 새언니는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애들 돌보는 것도 벅찬 것 같아. 내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너와 제부야. 둘에게 너무 미안해. 부모님도 옆에 모시게 하고, 또 새언니와 조카들도 돌보게 하려고 하니 말이다. 너무 미안해.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난 오빠를 우선으로 생각할래. 일단, 오빠만 생각할래. 오빠에게 제일 좋은 것을 찾을 거야.”

언니 마음 알아. 그런데 오빠가 갈바리 병원에 가서, 얼마 동안 있을지 누구도 알지 못해. 그러니 가장 좋은 방법은, 천안 근처에 오빠가 갈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거라고 생각해. 오빠 몸이 천안에서 강릉까지 이동할 수 있을지도 알아봐야 하잖아. 나는 언니가 냉정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언니의 가족은 형부야. 형부와 언니를 우선으로 해. 언니는 지금까지 오빠에게 충분히 잘했어. 시한부 선고는 받았지만,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몰라. 그러니 언니야. 우리 장기적인 문제도 생각하면서 선택을 하자.”

나는 계속 호스피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오빠에게 적절한 병원을 찾고 상담을 하고, 또 찾기를 반복했다. 호스피스 병원은 전국에 얼마 없다. 거기다 코로나19로 국가 지정 호스피스 병원은 병동 입원이 안 된다. 모두 가정 방문으로 바꿨다. 마땅한 곳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겨우 청주에 있는 원광 효 요양병원 내 호스피스 병동을 찾았다. 천안에서 가깝고, 또 청주공항이 있다. 무엇보다 여기는 간병인이 있어, 가족이 계속 같이 상주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바로 상담 전화를 했다.

입원을 하시려면, 우선 말기암이 들어간 의사 소견서를 팩스로 보내주세요. 코로나 19검사는 하셨나요? 준비하셔야 할 서류들을 알려 드릴게요. 서류를 주시면, 의료진이 먼저 논의를 하고, 연락을 드릴 겁니다. 그리고 우리 병원은 호스피스 환자 정원이 10인입니다. 병실 상황에 따라 바로 입원하지 못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소견서를 보낼게요. 선생님, 제가 녹음을 하면서 말씀하신 필요서류를 챙기고 있습니다만, 선생님께서 제가 챙겨야 할 서류를 문자로 보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는 오빠가 병원 구급차를 이용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문자를 보낼게요. 저희 병원에 구급차가 있지만, 청주 외로는 나갈 수가 없습니다. 단국대 병원에 이야기를 하면, 사설구급차를 알아봐 줄 겁니다.”

. 고맙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상담을 끝내고 눈물을 쏟아 냈다. 청주 원광 효 요양병원이 우리 오빠가 앞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면서도, 속상해서 울었다. 효 요양병원이다. ‘오빠처럼 젊은 사람이 들어갈 곳이 아니지 않나? 아직 오십도 안 된 오빠의 나이가 나를 더 서럽게 울게 만들었다. 동생에게 청주에 있는 병원을 찾았다고 알렸다.

언니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오빠에게도 이야기하고 준비를 해야지. 언니야, 우리들 너무 걱정 말고, 우리들에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해 살자. 남편에게 천안 아이들 이야기를 했어. 우리 남편은 당연히 조카들을 돌본다고 하더라. 정말 고마웠어. 일단, 새언니와 아이들 사는 문제는 두고 보자. 오빠를 먼저 돌보자. 언니가 앞으로도 병원 이동한다고 고생을 많이 하겠어. 나는 언니에게 고마워.” 오빠 일로 힘든 것이 컸지만, 다행히 우리 가족은 서로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동생과 제부에게 고마웠다. 무엇보다 내가 전적으로 친정 오빠를 돌볼 수 있도록 배려를 하는 남편에게 고마웠다.

오빠에게 청주에 있는 호스피스 병원을 말했다. 오빠는 좋다고 했다. 오빠는 가능한 빨리 단국대 병원에서 나오고 싶어 했다. 이제 다시 통역을 불러 새언니와 이야기를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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