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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 5탄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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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인생은 고통에서 권태로 옮겨간다.’고 했단다. 이는 만족하지 않으면 고통스럽고, 만족하면 권태로워지는 딜레마를 말한다는 강준만 교수의 글을 충남도서관에서 읽었다. 나는 지난여름 고통과 권태를 반복하면서 힘들었다. 내 고통 중 하나는 누군가 정말 원하는 꿈의 삶(캠핑카)을 내가 살고 있는데, 당사자인 나는 불행하다는 거였다. 내 불행이 아주 배부른 투정처럼 생각되기도 했다. 그래서 내 슬픔을 말하는 것이 부끄러웠다. 내 친구 작은책은 내 영혼의 심리치유사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 나를 살짝 미치게도 한다. 작은책을 읽으면 지금 얼마나 힘든 사람들이 많고, 열심히 싸우는 사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넌 놀면서 지랄을 하고 있냐고?’ 내 속의 내가 나를 공격할 때가 많다. 그런데 내 속의 또 다른 작은 나는 울면서 말한다. 다 안다고 그래서 더 슬프고, 더 속상해.

나는 생활 글 쓰는 어려움을 거의 모르고 살았다. 나는 남편 옆에서 남편의 가족사를 여러 사람들에게 공개를 할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요즘 캠핑카 글을 쓰려고 할 때, 나도 모르게 검열을 한다. 왠지 맨날 놀면서 뭘 그런 걸까지 글로 쓰느냐는 내 속의 저항을 받는다. 지금 농성중인 사람들 앞에서 네 캠핑카 생활이 힘들다고? 정말 부끄러운 줄 알라고 한다. 작은책 홈페이지에 내 글을 올릴 때, 나는 치유의 글쓰기를 했다. 그런데 막상 작은책에 캠핑카 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글이 실리니 이런! 너무 부끄러운 거야. 그래서 한 동안 일기 외에 글을 쓸 수 가 없었다. 오늘은 용기를 내어 다시 글을 쓴다. 내 친구 작은책은 결국엔 다 받아준다고.

  • 작은책 기다리던 5탄 쓰셨네요. 길에서 농성하시는 분들도 성희님의 어려움을 다 이해해주실 겁니다. 잘 읽었습니다 ^^ 2019-09-09 10:20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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