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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글쓰기모임 뒷이야기와 풍경

작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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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쓰기모임에 나오신 분들은 모두 열두 분입니다. 강정민, 박영희, 이근제, 남다올, 김영호, 김진호, 유이분, 엄익복, 정인열, 신혜정, 소우영, 안건모.


모두 열두 분 나왔어요. 새로 온 분도 두 분 계시네요.




남다올은 이근제 님의 외손녀입니다. 할아버지를 따라서 왔는데 심지어 일기글까지 발표를 했습니다. 모두들 너무 잘썼다고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역시 할아버지를 닮아서 글을 잘 쓰네 했더니 엄마 닮아서요.” 하고 정정합니다. 모두들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남다올 어린이.



1. 속 터져  이근제

2. 다올이 일기  너가 좀 그래 시험 때 짝꿍이  남다올

3. ‘, 뻘짓했다 어쩔래’, ‘나는 TV보면서 알바한다  박영희

4. ‘겁에 질린 사내’ - 김영호

5. ‘출근전쟁 엄익복

6. ‘역사의 망각은 독재를 재생산한다’ - 안건모

7. ‘화상이 뭐라고’ - 강정민

8. ‘좌충우돌 결혼이야기’ - 신혜정

9. ‘고양이’ - 소우영

 

다올이 일기는 제목이 있습니다. ‘ 너가 좀 그래는 시험 때 짝꿍이 자꾸 힐끔힐끔 엿보며 시험을 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자꾸만 시험 몇 점 맞았냐고 물어본답니다. 솔직히 열심히 공부해도 잘 늘지 않아 짜증나는데 자꾸 약 올리듯이 물어보니 정말 화가 납니다. 그리고 집에 가서 공부하려고 하는데 자꾸만 놀자고 유혹합니다. 이걸 선생님한테 말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합니다. 다올이는 그 뒤 시험을 잘 못 봤지만 괜찮답니다. 긍정 마인드입니다.

이근제 님은 역시 현장 이야기입니다. 미장공이 왔는데 장화도 안 가져오고 밀대도 안 가져왔습니다. 소장은 화가 났지만 어떻게 일을 시작했지요.

2차 미장을 해야 하는데 덧신도 안 가져왔습니다. 같이 일하는 이근제 님은 속이 터집니다. 빠르면 오전에 끝날 일을 꼬박 다섯 시까지 채우게 생겼습니다. 점심을 먹고 와서 꾸덕꾸덕 마른 바닥으로 스티로폼을 깔고 들어가라고 했더니 미장공들이 발자국 생긴다고 안 들어갑니다. 소장이 들어가서 하라고 하니까 잠깐 들어가 일하더니 금방 나옵니다. 이근제 님이 보기에 덜 굳은 곳도 스티로폼을 깔아가면서 하면 충분할 것 같은데 안 된다는 소리만 하니 속이 터집니다. 오죽 했으면 이근제 님이 들어가서 할까 생각합니다.

소장이 직접 들어가서 발자국을 낸 다음 그곳을 푹푹 파 낸 다음 미장을 합니다. 시범을 보여준 거지요. 우여곡절 끝에 두 시나 돼야 일이 끝납니다. 미장 노동자한테 소장이 20만 원을 써 줍니다. 본래 22만 원에서 30만 원인데 얼마나 열이 받았는지 그거 밖에 안 준 겁니다. 이근제 님은 아무리 같은 노동자이지만 소장이 이해가 됩니다. 얼마나 속이 터졌는지 알 만합니다.

박형희 님은 , 뻘짓했다 어쩔래 나는 TV보면서 알바한다를 써 오셨습니다. ‘, 뻘짓했다 어쩔래는 고향에 가서 일어났던 에피소드입니다. 언니와 시장에서 김장거리를 잔뜩 사서 손수레에 싣고 끌고 옵니다. 집에 겨우 끌고 와 차 트렁크에 다 싣고 나니 너무 힘들어 뻗어버립니다. 집에 있던 남편이 잠에서 깨어나 한다는 말. “뭐야, 자기 바보 아냐? 이따 시장 들러서 차에 싣고 올라가면 될 것을 힘들게 왜 그랬어?” “정말, 언니 우리 바보짓 했다야.”

나는 TV보면서 알바한다는 남편이 운영하는 공장에 들어가는 부품을 조립하는 알바 이야기입니다. 글쓴이 남편은 화로스타라는 영업용 가스렌지를 조립하는 제조업 사장입니다.  화로스타에 주입구에 들어가는 가버너를 조립하는 알바인데 모두 열 공정입니다. 그 어려운 공정을 생활의 달인처럼 텔레비전을 보면서 조립한답니다.

박영희 님은 이제 글쓰기에 달인으로 등록했습니다.


남편이 만드는 화로스타는 우연히 미우새(미운 우리 새끼)’ 방송에서 김건모가 다른 이들한테 선물하는 방송을 탄 뒤로 매출이 두 배로 올랐습니다. 은근히 남편 자랑도 합니다. 거기서 일하는 이들이 사장님, 이참에 아주 우리도 상까지 세트로 팔면 돈 많이 벌텐데 왜 기계만 팔아요?” 하니 남편은 다 같이 잘 살아야지 뭐든 독점하면 안 된다고 했답니다. 그리고 남편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대우가 좋아 그만두는 사람이 없답니다. 내용을 보면 자랑할 만한 글입니다.박영희 님은 이제 글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겁에 질린 사내는 오늘 처음 나온 김영호 학생이 쓴 글입니다. 학교에 낸 리포트랍니다. 영화, ‘지구를 지켜라 평입니다. 문학청년답게 글 솜씨가 매끄럽습니다.

엄익복 님의 출근전쟁은 과천에서 광화문까지 직장을 다니는 글쓴이의 고충을 드러낸 글입니다. 남태령 고개를 넘어가는 버스, 사당역에서 타는 4호선 지하철, 삼각지에서 다시 갈아타야 하는 1호선 등 버스와 지하철에서 고생하는 이야기입니다. 지하철에서 바로 앞에 있는 사람과 얼굴을 마주봐야 하는 상황, 혹시 오해받을지 몰라 두 손을 가슴 높이로 올리고 몸에 딱 붙여서 모아 둬야 하는 상황이 너무 민망하고 괴롭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출근은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퇴근길은 다음호에...

출근 전쟁을 써 온 엄익복 님.


강정민 님은 화상이 뭐라고를 써 오셨습니다. 군대 간 아들이 훈련을 받다가 화상을 입었는데 부대에서 치료는 안 해주고 계속 훈련을 시켜 더 악화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엄마는 얼마나 열받았을까요? 아들한테 물 닿으면 안 된다고 해도 체력단련을 받을 때 샤워를 안 할 수 없다고 해서 상처가 더 곪습니다. 결국 글쓴이는 중대장한테 문자 폭탄을 넣습니다. 중대장이 상태가 심각한 것을 보고 글쓴이 아들한테 물을 닿게 하지 말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며칠 뒤 상처 부위가 좋아졌고, 휴가를 나와 병원에 갑니다. 사실 화상은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군인은 명령에 움직이기 때문에 몸을 관리할 수 없다는 데 엄마가 열을 받은 겁니다. 왜 군인은 치료도 못 받아야 하나요? 하고 글쓴이는 분노합니다.

신혜정님은 좌충우돌 결혼이야기2’를 써 오셨어요. 말이 결혼이야기이지 남편한테 폭행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언제 일어난 일일까요? 날짜가 없어서 모르겠지만 엊그제는 그때 일을 사과받으려고 남편한테 이야기를 꺼냅니다.

남편은 사과를 했지만 덧붙인 말이 기억은 안 나지만이었습니다. 글쓴이는 한 발 더 나아가 시동생 불만을 이야기합니다. 시동생은 출판사는 하는데 글쓴이의 전 남편 교통사고 보상금으로 받은 집 한 채를 두 번이나 담보를 잡힙니다. 시동생은 망하고 두 번째 담보 잡힌 빚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시동생은 글쓴이한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습니다. 남편에게 그런 불만까지 이야기했지만 남편은 말이 없습니다. 그냥 외롭다고 합니다. 글쓴이는 내 마음을 읽어주기를 바랐던 것이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하고 쓸쓸히 잠을 청합니다. 남편에게 들을 돌린 채로요.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좀 더 당당하고 씩씩하게 살아갔으면 하고 바랍니다.

늦게 오신 소우영 남은 고양이라는 시를 써 오셨습니다. 그 옛날 방에서 키우던 고양이를 어머니가 급하게 나오다가 머리를 밟아 즉사합니다. 그리고 작년에도 보이지 않던 고양이 가족이 집에 있습니다. 어머니는 새끼가 어떻게 저렇게 어미를 닮았을까 타박합니다. 글쓴이는 그 말이 자기 이야기인 듯 느낍니다.

오늘 처음 온 김영호 학생은 자기 글을 타인에게 보여 주고 의견을 들어보니 좋다고 모임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의 동생 김진호 님은 글을 쓴 게 없어서 못 받았지만, 글을 쓰면 피드백을 받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남다올 학생은 책 읽고 토론하는 거 같아 재미있었다고 한마디 합니다. 수줍음을 타면서 할 말은 꼬박꼬박 다합니다. 그 모습이 정말 예뻤습니다.




이근제 님의 손녀 남다올 어린이. 글쓰기모임을 하면서 고양이 곁을 떠나지 못하게 있네요.

가슴 아픈 기억을 끄집어 내신 신혜정 님. 그런데 안경테가 하나 없네요? 혹시?




글쓰기모임 회장 강정민 님.




앗, 편집장님, 무슨 불만이라도? 아니죠.




오늘의 회원. 김영호, 김진호 형제.



늘 시를 써 오는 소우영님. 포스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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