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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글쓰기모임 뒷이야기

작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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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모두들 바빴나 봅니다. 이번 모임에는 몇 분 안 모였네요. 그래도 재미있는 글도 많고 생각해 볼 글도 많아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박영희 님은 요즘 한창 글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시민군이 남편이 되다'라는 글을 써서 발표했는데 모두들 다 뒤집어졌습니다. 시민군이라 하면 물론 1980년대 광주항쟁에서 싸웠던 시민을 말합니다. 박영희 님 남편이 시민군이었는데 박영희 님이 요구르트로 꼬셨다고 합니다. 물론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요.

만나는 과정, 결혼도 하기 전에 아이를 임신하는 과정을 보면 정말 한 편의 드라마입니다. 그 가운데 문장 몇 군데만 소개해 볼까요?



"정말? 만약에 건드리면 울 언니한테 죽어."

행인지 불행인지 첫날과 둘쨋날 밤엔 아무 일 없이 넘어갔다.

'어머 이 남자 멋지다. 정말 신사네. 진심으로 날 사랑하고 지켜주는 이런 남자라면 믿고 평생 날 맡겨도 되겠다. 내가 사람 잘 봤네. 오늘밤도 잘 넘기면 내일은 언니가 오니까 다행이다.' 고 생각하면서 잠이 들었다. 근데 새벽에, 그 남자가 날 꼬셨고 한바탕 몸싸움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완전 고단수였다. "남자는 다 늑대고, 도둑놈이다. 그러니 늘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고 했던 엄마 말이 맞았다.


네, 이런 내용입니다. 전문이 작은책에 실릴지 안 실릴지는 모르겠네요. 혹시 궁금하신 분은 10월 모임에 나오셔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최씨네는 요즘 심각합니다. 눈에 씌워졌던 콩깍지가 벗겨지려고 합니다. 제목도 '앗! 콩깍지가'입니다. 치매 아버지를 인정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남편과 의견 충돌이 자꾸 일어납니다. 그래도 "아직까진 사랑해."라고 글이 끝나지만 여운이 한참 남습니다.


노청한 님은 제 16회 연금수필문학상에 은상으로 입상한 글을 발표했습니다. 두어 달 전쯤에 작은책에 써 온 손자 이야기를 연금수필문학상에 냈는데 은상을 받았답니다. 축하할 일입니다. 하지만 글 내용은 마음이 아픕니다.

손자는 퇴행성 자폐를 앓고 있지요. 그 아이를 돌보면서 일어나는 '웃푼'이야기입니다. 제목이 '만나고, 사랑하고, 알게 되고'입니다. 노청한 님은 이 글이 당선된 게 작은책 글쓰기 모임 회원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면서 뒤풀이 비용을 냈습니다. 그런데 노청한 님을 도와주려고 그랬는지 그날따라 많이 오지 않았지요. ㅎㅎㅎ 이게 웬일입니까.  


이근제 님은 여전히 장모님의 병상일기를 써 오셨습니다. 할머니가 물을 달라는데 의사들은 위험하다고 절대 주지 말랍니다. 그게 과연 효도일까요? 그때 간호조무사가 말합니다.


"여기도 할머니처럼 코 줄을 꼽고 있던 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물을 찾으니까 자식들이 물을 주었더니 잘 삼키고 지금은 밥도 잘 먹고, 못 잡숫는 것이 없어요."


그렇지요. 간호조무사 말대로 고통 속에서 생명만 연장시키기보다 먹고 싶은 물 먹다가 돌아가시는 게 오히려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간호조무사는 더 이상 권하지 않습니다. 의사 눈치를 봐야 하니까요.


방종운 콜트지회장은 '우리 가족'을 써 왔습니다. 아들이 도서관에서 일을하고 있는데 이 아이가 드디어 세상을 배우고 있는 게 눈이 보인다는 글입니다. 하종강 선생이 강연을 왔다고 아버지한테 전화도 해 줍니다. 그동안 방종운지회장은 글이 두서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어느 정도 짜임새가 있습니다. 결국은 자꾸 써 봐야 느는 게 글쓰기가 아닌가 싶네요.


다음 모임은  10월 28일 토요일 4시입니다. 가을 단풍 구경보다 작은책 글쓰기모임이 더 재밌고 알찹니다. 모든 계획은 작은책 글쓰기모임을 먼저 하고 잡으세요. 그럼 독자님들, 글쓰기모임 회원 분들 모두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휴일에 술은 조금 잡숫고 잠은 푹 주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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