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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후기

작은책 10월호를 읽고

강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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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대전에 사는 생협 활동가입니다.

봄부터 여름까지 생태귀농학교에 다닌 적이 있어요.

거기서 만난 농부들, 농부시인들, 나름 전문가들... 모두 모두 본받고 싶은 분들이었지만

특히 서정홍 쌤이 기억에 남습니다.

책에 사인해달라고 간 저에게 도시에 살면서 그나마 죄를 덜 짓는 분들이 '생협 활동가'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사실 귀농학교 다니면서 도시에 살면서 짓고 사는 죄가 만만치 않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던 참이었거든요. 그 이후로 저는 뿌듯함을 안고 자신있게 저를 소개합니다.

저는 '생협 활동가'라고요.

 

생협 인문학코스에서 안건모 쌤을 만나서 작은책을 선물받았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된 작은책은 늘 제 가방안에 들어가 있다가 제가 기차를 탈 때마다 나타나지요.

9월에는 서울에 갈 일이 참 많았어요. 그래서 작은책을 읽고 또 읽으며 줄을 쳐가며 읽었는데

10월호는 그렇게까지 읽지는 못 하고 있네요. 한 번 딱 읽고 가방에 있어요.

기차가 저를 불러줄 날을 기대하며...

 

10월에는 유이분님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마음에 많이 남네요.

저도 큰 아이가 6학년이고, 작은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해요.

큰 아이 5학년까지 학교와 교장선생님, 선생님, 학부모, 옆집 아줌마...

학교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저와 아이를 힘들게 했어요.

제가 가고 싶은 길이 '틀렸다'라고 말했거든요.

아이도 정규수업에서 배우는 과목은 따로 사교육을 한 적이 없어서

종합학원이나 영어, 수학은 기본으로 학원에 맡기는 현실에서 외쳐대기도 힘들고

조용히 있기도 힘든 나날들을 보냈지요.

성적도 좋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는 큰 아이는 무리없이 학교에 다녔지만

대안학교에 가고 싶다는 말을 늘 했어요.

하지만 그 대안이 돈이 너무 많이 들다보니 쉽게 결정할 수는 없었지요.

 

6학년이 된 올 해, 큰 아이는 대안학교에 가고 싶다는 말이 쏙 들어가고

아주 행복하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담임 선생님 입술이 우리 큰 아이 칭찬에 마를 날이 없고요.

이게 좋은 일인지, 아닌지... 아주 헷갈립니다.

 

지난 번에 학부모 면담한다고 갔는데 사교육 안해도 혼자서 잘 할 것 같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대안학교 보내지 말라고 말씀하셨어요.

정말 공부 열심히 해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고

제자들에게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 되라고

열심히 가르치고 칭찬해주고 밤 늦도록 화상수업 해가며

사교육 못 받는 제자들까지 챙겨주는

순진무구한 선생님께

"공교육이 정말 사유하는 힘을 길러줄 수 있을까요?"

라고 제 고민을 털어놓을 수가 없었답니다.

 

어! 이거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아무튼 저는 살아가는 이야기에서 학교에 관련된 이야기 읽으면

저랑 비슷하게 현실의 학교에 맞서 꿋꿋하게 사는 모습 보면서

희망을 읽습니다.

 

얼마 전, 인문학 코스 후속교육이 있었어요.

제가 인문학 코스를 정리해서 발표할 때, 안건모 쌤 강의 얘기하면서 그랬어요.

"교수님들이 쓴 어려운 책보다도 작은책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감동을 주고 살아가는 힘이 되는지 모른다"고요.

 

작은책, 화이팅!!

 

 

 

 

 

  • 강선란 아! 그리고요..

    쑥스럽지만 독자투고에 제 아들의 시를 올렸습니다.

    제 아들이 학원에 안 다니고 방과 후에는 친구들 볼 일이 없다보니 책을 많이 읽는데 글 쓰는 건 자신없어 해요. 학부모 면담에서 태양이가 쓴 시라고 선생님께서 보여주는데 원고지에 쓴 그 시가 참 감동적이었어요. 우리 아들이 이런 시도 쓸 줄 아네.. 자신감 가지라고
    2011-10-06 10:07 댓글삭제
  • 작은책-지은 ^^ 고마운 글 잘 봤습니다. 태양 군 시도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__) 2011-10-06 16:05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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