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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투고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

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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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여행지로 많이 아는 경주에도 학교가 있다.초등학교 부터 시작해서,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사람이 사는 곳에는 늘 학교가 있고 그 학교에는 학생들이 있다.우리가 다니는,우리가 다녔던 학교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신라고등학교, 서라벌대학교, 경주대학교가 포함되어 있는 원석학원은 국회의원이었던 김일윤 씨가 사실상 자신의 사익을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설립한 재단이다. 서라벌대학교가 경주대학교와 통합한다는 안건으로 시끄러운 모양이다. 작년에 새로 총장이 된 천종규 교수는 나의 지도교수이기도 했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학교의 비합리적인 재정 사용과 갈등 상황을 설명하며, 학생 민주주의를 말하던 교수였다. 항간에 떠도는 정보를 종합하면, 서라벌대학교 내부에서는 경주대학교와 통합하여 열악한 재정 상황과 학생정원 미달을 해결하고자 하는 통합파와 자신들의 이권과 직장을 잃지 않기 위해 통합을 반대하는 반대파가 있는 모양이다. 천종규 총장은 아무래도 통합파인가 보다. 학교 정문에 천종규 총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올라가자마자, 천종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달렸다고 한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재단도, 총장도, 교수도, 교직원도 아닌 학생이란 말이다. 학교의 중차대한 운명을 결정하는 건 학생 들이어야 한다. 서라벌대학교에 몸 담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대안도 모색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 학생을 대표하는 과대표, 학생회에 속한 이들이 나서 주길 바란다. 서라벌대 학생들이 이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토론해서 합의점을 만든 다음에 발표하고, 만약 교수나 재단에 그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학생 총투표 등의 직접행동도 나서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몸 담고 공부하는 학교에서 우리의 권리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부와 권력이 사실상 세습되고, 대학이 이를 보조하는 수단이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서 대학은 학생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일삼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그러한 현실 속에서 1020세대는 '무한경쟁'과 '학업과 알바'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우리 청년들을 학교도 정치도 외면해왔다.     

정치가 대단한 게 아니다. 과거 세대의  '민주화 운동'도 학생들이 자신이 다니는 대학을 함께 바꾸고, 그 힘을 발판 삼아 학교 밖의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연대이자 투쟁이었다.  


                                 

                                            

그 시절 학생들에게 주요한 시대정신은 '독재타도'였다. 현재 우리들의 시대정신은 '대학의 민주화, 서열 폐지, 등록금 폐지'와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기서 시작해야 정치권의 세대교체도 가능하다. 오늘날 여의도의 청년 정치인들이 과연 대학의 청년 다수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가. 우리의 삶을 바꿀 청년 정치는 여기 학교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대학으로부터 시작해 세상을 변화시켰던 사례는 많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던, 68 혁명이 대표적 사례이다. 유럽에서의 68 혁명은 대학생들의 시위가 시발점이 되었다. 권위적인 교수진에 맞서 학생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투표를 통한 총장 선출, 등록금 폐지, 대학 서열 폐지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났었다.  

   


많은 이들이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라는 말에 지금은 괴리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실질적으로 학교를 소유하며 운영하는 주체가 따로 있고, 우리는 거기에 복종하는 객체로 오래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우리가 주체가 되어 돌아가는 학교를 바란다. 학교에 몸담고 있는,학교에 몸담았던 우리가 실질적인 학교의 주체가 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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