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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 2월호가 나왔습니다.

작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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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 2월호가 나왔습니다.

며칠 전, 집으로 일찍 들어가려다 <작은책> 독자인 장석림 선생이, 홍익대 청소 용역 노동자들이 해고당해 추운 거리에서 농성을 하는데 거기 같이 안 가겠냐고 하기에 홍익대에 갔습니다. 추운 정문 앞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데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걸려 있었습니다. 허접한 천에 맞춤법도 띄어쓰기도 틀리게 쓴 글자가 그이들이 살아온 이력을 그대로 드러낸 듯해 가슴이 짠했습니다.

“우리는 피땀흘린 죄뿐이다 당신이 바라는게 이거더냐.” “학생 어머니들 도와죠.” “설러워서 못산다.” 가다가 붉은 천에 써 있는 플래카드 내용을 보고 얼어 버린 듯 서 버렸습니다. “월급 7십5만원 한 끼 식사 300원.”

세상에 이럴 수가 있나요. 제가 2000년대 초까지 시내버스를 운전할 때 한 끼 밥값이 1,200원이었습니다. 기사들은 그 밥을 개밥이라고 했는데 요즘 300원짜리 밥은 어떤 밥일까요? 아니, 그걸 받고도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 170명을 단칼에 해고를 하다니요. 그게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을 가르치는 대학 총장이 할 짓인가요?

농성 중인 본관 건물 안에 청소 아주머니들이 있었습니다. 장석림 선생은 지부장한테 후원금을 건네더군요. 쑥스러운 표정으로 봉투를 건네고, 또 쭈뼛거리며 받는 모습에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그런데 거기 계신 아주머니들이 떡을 주셨습니다. 한사코 안 받겠다는데 억지로 떠안깁니다. 300원짜리 밥을 먹으면서 일하던 분들이, 그것도 일자리가 잘린 마당에 남한테 뭘 주려고 애쓰는 모습. 전 그 떡을 받고 목이 메어 먹지를 못했습니다.

이렇게 순박한 아주머니들의 삶을 외면하면 안 되겠지요. “오늘 당신 생일인데, 태희하고 저녁 먹으려고 했는데 오늘도 늦어?” 하는 아내의 지청구를 들을지언정.                                (발행인 안건모)

작은책 2월호 차례

4 사진으로 보는 사람 이야기

10 엮은이의 글

11 원고를 기다립니다

12 작은책을 읽고

살아가는 이야기

14 어머니와 순댓국밥 김효태

18 아직도 미안하니? 안찬희

22 대신 해 준 일기 숙제 송경희

26 어머니라는 이름, 슬픔만은 아니길 이동우

29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오다 브라시아도 네시 디에스

32 도대체 직업이 뭐꼬? 김주원

34 푸대접 받은 최고의 선생님 이용섭

36 타조알 선생의 교단 일기

수저통 사건 1│수저통 사건 2 이성수

38 여성의 일과 삶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박미경

44 살아온 이야기(26)

가장 맛있는 밥을 먹은 때 황인오

50 와글와글 초딩 글 이윤주

52 이야기가 있는 들녘

귀농 첫해, 어설픈 겨우살이 우성조

56 글쓰기 모임 뒷이야기

일터 이야기

59 일터 탐방 죽자, 여기서! 최규화

64 일터에서 온 소식

투쟁의 시동을 다시 겁니다 윤수진

68 일터에서 온 소식

정규직이 될 때까지 싸우겠습니다 성향아

72 일터 한 뼘 소식 편집부

76 실업 극복 희망 일기 난 부티 나는 여자 최문정

80 현장 노동법 이야기 산재 노동자의 눈물 변영철

기획 특집

먹고 튀는 투기 자본 허영구

83 강좌

103 뒷이야기 김남미

105 만화로 보는 세상 이성열

세상 보기

106 쉬운 경제 이야기 물은 밑에서부터 차오른다 정태인

110 생태 이야기 동물 학대가 빈발하는 사회 박병상

114 인물 바로 보기 한국 언론사상 최대의 필화 사건 원희복

118 숙제 검사 노동자들의 외침이 핏빛일 수밖에 없는 이유 하종강

122 세상의 중심에서 십대가 외친다 남의 돈 받아먹기 힘들다 지윤종

쉬엄쉬엄 가요

127 일상 예찬 녹즙 아가씨 드디어 사표 썼다 김현진

130 영화 이야기 식상하지만 감정이 동화되는 영화 강성률

134 추억 따라 역사 따라 야학을 하고 싶어 유이분

138 삐딱한 글쓰기 글쓰기 모임을 만들면 글이 나온다 안건모

142 아, 이 시! 오도엽

144 새로 볼 책 아버지란 무엇인가 마일주

146 돌아볼 책 잘못 채워진 첫 단추 윤지은

148 새로 나온 책 편집부

151 편집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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