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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1월 첫 글쓰기모임

작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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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너무 추워 열 분이나 나올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써 온 글을 열두 장씩 복사했는데 열다섯 분이나 나왔습니다. 아무리 안 나와도 늘 열다섯 분은 모이는군요. 작은책에 살아온 이야기를 연재했던 신혜진 씨가 오랜만에 나오셨는데 친구 소주영 씨와 같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작은책 독자라고 스스로 소개한 김경욱 씨가 나왔습니다. 김경욱 씨는 <작은책>이 너무 좋아서 글쓰기모임도 궁금해서 나오셨다고 합니다. 일반 독자들이 쓴 글이 실리는 게 참 뜻 깊고 좋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에는 자신도 꼭 글을 써 오겠다고 하네요. 기대하겠습니다. 김현자 씨는 언젠가 시 한 편을 써서 나오신 분인데 다행히(?) 글쓰기모임 회장 강정민 씨가 기억을 하시네요. 작은책 글쓰기모임의 유일한 대학생 정로빈 학생은 친구 유승진 학생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유승진 학생은 책 읽는 게 좋아서 따라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작은책에 살아온 이야기를 쓴 조향순 씨가 당분간 글쓰기모임에 못 나온다고 인사를 하러 왔어요. 1년 동안 몽골에 가신다고 하네요. 우리는 부러워했지만 정작 조향순 씨는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가 봅니다. 그동안 살던 전세방도 빼고 짐도 다 어디론가 맡기고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합니다. 부디 좋은 여행 하시고 건강한 몸으로 다시 만나기를 바랍니다.

이번 달 글쓰기모임에 참가하신 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정민, 박영희, 이근제, 신혜진, 소주영, 노청한, 정선희, 김현자, 엄익복, 정로빈, 유승진, 조향순, 안건모, 김경욱, 정인열



이번에 나온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거울 앞에서 박영희

건설 현장 이근제

소장이 삐치다 이근제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김현자

냥줍하다 정선희

이수만이 도둑놈이다 엄익복

나의 1987 강정민

 

박영희 씨의 거울 앞에서는 오래전에 마포구 백일장에서 우수상으로 뽑힌 시라고 합니다. 마치 지금 현재 자신의 심정을 옮겨놓은 듯했다고 회상합니다. ‘세월이 갈수록 거울 앞에 선 내 모습 부끄럽기만 합니다.’ 마지막 문장인데 왜 부끄러운지는 알 수 없습니다.

늘 장모님의 병상 일기를 써 오신 이근제 씨가 오랜만에 건설 현장 이야기를 써 오셨습니다. 요즘 노가다를 하거든요. 이렇게 디테일한 건설 현장 이야기는 그동안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말 재미있습니다. 일을 잘 하는 이근제 씨를 서로 데려가려고 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됐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 ? 나도 건설현장 일을 할 수 있겠네하는 자신감이 들기도 할 듯합니다. 실제로 해 보면 얼마나 힘들까요?

나중에 뒤풀이에만 참석한 조미영 씨 글은 설거지 산이라는 글입니다. 설거지를 안 해 놓은 아들에게 설거지를 시키는 이야기입니다. 조금 짧아서 아쉬운 글입니다.

김현자 씨의 글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제목과 달리 반전이 있습니다. 글에 흡입력이 있네요. 공장을 가려고 서울에 올라왔다가 남의 집 가정부로 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누구였을까요?

엄익복 씨의 이수만이 도둑놈이다는 공감이 확 가는 글입니다. 중학교 2학년 딸아이가 아이돌한테 빠져서 앨범을 사들이는 이야기입니다. 똑같은 앨범을 석 장씩 산다네요. 앨범을 사면 하나씩 주는 포스터가 세 가지라서 그걸 다 산답니다. 또 아이돌 사진을 인쇄한 수첩이나 파일홀더가 몇 만원씩 하는데 그렇게 아이들 홀리는 아주 나쁜 놈들 이야기입니다. 그중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이 가장 심하답니다. 그런데 이런 글을 올릴 수는 없답니다. 왜냐면 딸아이가 자기하고 절교할 것 같다나요? 하하 딸애가 무섭나 봅니다.

정선희 씨는 냥줍 하다라는 글을 써 오셨어요. 어미와 떨어진 길냥이가 안타까워 집에서 키우려고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고양이를 구조하고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보지만 아직 우리나라엔 그런 단체가 없답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이야기는 현실과 다르다는 얘기지요. 결국 구청 농축산과에서 고양이 포획틀을 빌려서 겨우 잡아서 데리고 왔습니다. 다행이 병원에 갔더니 아무런 병도 없다는군요. 처음엔 사납게 덤비더니 목욕을 시키는데 얌전히 있었답니다. 고양이가 주인을 골랐다는 얘기입니다. 참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강정민 씨는 영화 ‘1987’을 보고 글을 썼습니다. 그 당시 강정민 씨 오빠와 언니가 운동권이었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담임이 가정환경 조사서를 보여주는데 거기에 운동권이라고 써 있었답니다. 그리고 강정민 씨한테 오빠 직장을 캐물었는데 대답을 안 했답니다. 강정민 씨는 경찰이 시켰을 거라고 단정했던 거지요. 충분히 그럴 만했습니다. 그런데 독자가 공감하기에는 근거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만 보충하면 더 좋은 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을 모두 읽고 뒤풀이로 고고 씽. 진수성찬 식당에서 밥과 소주로 한 달 회포를 풀었습니다.

다음 달 모임은 224일입니다. 망설이지 말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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